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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에서는 한국 국제정치학과 개념사의 밀접한 연관이라는 한국 특유의 현상에 대한 탐구를 통해 한국 개념사 연구가 갖는 고유한 특징을 명확히 하고,이 특징에 대한 음미를 통해 연구의 발전을 위한 방법론적 기여를 시도한다.
이용희는 한국이라는 장소에 발붙인 국제정치학 연구를 통하여 한국적 국제정치학의 수립을 위한 다양한 학문적 자원을 남겼다. 김용구는 이용희의 국제정치학 연구를 계승하면서도 외교사 분야의 독보적 연구와 비교문명론의성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이용희의 학문적 자원을 재구성하였는데 ‘문명’은 이러한 작업에서 핵심적인 개념으로 부상했다. 더 나아가 문명은 그 성격상 국제정치학이라는 학문 분야를 넘어설 가능성과 필연성을 가졌기 때문에,김용구가 한국 국제정치학의 성과를 개념사 연구의 기초로 전환하는 작업에서 매개로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그 결과 문명은 한국 고유의 개념사적 문제 상황의 인식을 가능케 하고 연구를 통해 그러한 문제를 해결해 나감에 있어서 방법론적 기초를 제공해 왔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개념사연구의 진전 과정에서 문명이라는 지적 도구를 재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첫째, 전체사로서의 개념사의 확산과 정착을 위해서는 개념사 연구에 남아 있는 국제정치학 분야의 ‘문명’ 이해의 과도한 영향력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인류 보편의 개념의 존재에 대한 접근 자체를 불가능하게하는 문명 이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비교문명권의 시각의 비판적 적용이 필요하다. 셋째, 폭력적이고도 압축적인 근대화를 경험한 한국에서는 어떠한 개념에도 문명의 영향은 존재했을 것이며, 또한 어떠한 개념에서도 문명은 그역사적 전개에서 일부였을 것이므로 학술 개념과 일상 개념에 있어서 문명의방법론은 통합적으로 구상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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