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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정보
저널정보
한국사상문화학회 한국사상과 문화 한국사상과 문화 제58호
발행연도
2011.1
수록면
127 - 152 (26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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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이나 우리 문학을 논함에 있어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한(恨)’이다. 그러나 한(恨)은 눈에 보이지도 않거니와 형체도 없는 지극히 추상적인 단어다. ‘한(恨)’은 개인적 상황이나 외부의 다양한 요소에 의해 인간의 내면에 쌓이게 되는데, 이것이 해소되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누구에게나 한은 쌓이지만 그 한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표출되고 때로는 가슴 속에 깊숙이 뿌리박힌 채 평생을 살아가게 되는 등 개개인에 따라 다양한 양태로 존재한다. 그런 이유로 해서 한(恨)을 한국문학의 한 특징으로 잡기도 한다. 그런데 한(恨)은 맺힘→쌓임→삭임→풀림→승화의 과정을 거치는데, 그 양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 이청준의 『서편제』 연작이다. 󰡔서편제󰡕 연작은 기구한 운명을 타고난 남매의 한과 거기서 피어난 소리의 예술을 그리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이 때의 한은 원(怨)이 아니다. 소설의 흐름은 원(怨)을 원(願)으로 승화시키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사내는 소리꾼에게 어미의 죽음에 대한 원한을 품고 복수를 하려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10년의 방랑길을 통해 소리를 찾아다니며 원한은 결코 소리를 위한 것이 될 수 없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자신의 한을 보존하려는 사내의 노력은 소리를 찾아다니는 것으로 나타난다. 소리꾼은 평생을 소리에 대한 예술적 성취를 갈망하는 삶을 살았다. 그리고 이러한 소리꾼의 욕망은 여인으로 하여금 소리를 하게 한다. 여인은 처음에는 그저 아비의 가르침에 따라 소리를 한다. 그러나 눈을 멀게 됨으로서 소리는 한을 토해내는 도구가 되며, 보다 완숙한 소리로 변모한다. 소리꾼의 딸은 아비를 용서함으로써 한의 승화를 통해 소리에 대한 보다 높은 경지에 이르게 된다. 만약 아비에 대해 원망을 했다면 그 원한은 결코 소리를 위한 한이 될 수 없었다. 사내 역시 어미가 동생을 해산하며 얼굴조차 보이지 않아 결국 어미를 살리지 못한 소리꾼을 원망했다. 그에 대한 원한을 품고 지냈기 때문에 소리꾼과 떠돌아다니던 길은 사내가 예술적인 성취를 할 수 있는 길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그도 결국 점차 소리꾼을 이해해 가며, 원한을 소리를 위한 한으로 바꾸어 간다. 『서편제』 연작에서의 한은 원한과 비통한 마음의 정서가 아니다. 그것은 오랫동안 삭여서 용서와 받아들임으로 질적 변화한 삶의 창조적인 힘이었다. 이청준에게 있어서 한은 하나의 삶의 자세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한 자세는 자신이 처한 불행을 스스로 어떻게 해보이려 하지 않고 오히려 침묵하는 자세이며 어느 곳에 머물러 정착하지 않는 삶이다. 그래서 오랜만에 만나 원망할 수도 있는데 서로가 서로를 알아도 얘기를 꺼내지 않는 오누이의 모습이나 자신을 더 이상 찾지 말라고 말하는 여인의 모습 그리고 이제 더 이상 누이를 찾는 건 부질없다고 말하는 오라비의 모습에서 “말하지 않는” 침묵의 자세를 발견하고 어느 곳에서도 결코 정착하지 않는 오누이와 그의 소리꾼 아비의 모습에서 떠남을 발견할 수 있다. 한을 꺼내어 없애려 하지 않는 그들의 모습은 새로운 삶의 방식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것은 삭임을 통해 더욱 정감 깊고 포용하는 자세로 성숙한 인간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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