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殷周金文集成』에 보이는 상 양식의 도상문자가 서주 시대에 들어와 어떤 지역에서 어떤 형태로 발견되는가를 추적하고, 이에 덧붙여 상 유민들에 대한 고고학적 자료의 분석을 통해 서주봉건에 나타나는 族의 재배치라는 문제에 대해 그 일단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는 최근 은상 도상문자의 특징을 정리하여 1) 『은주금문집성』에 <은>으로 분류된 단일도상문자 670여종, 복합도상문자 490여종을 가장 기초적인 상의 도상문자로 보고, 여기에 2) ‘祖․父․兄․母․妣+天干’과 결합하는가, 3) 문장 끝이나 앞에 도상문자(내지 도상문자)를 가지고 있는가, 4) ‘子○’의 형태를 가지는가, 5) ‘冊○’의 형태를 가지는가, 6) ‘亞○’의 형태를 가지는가, 7) ‘帚○’의 형태를 가지는가 등이 은상 도상문자에 나타나는 세부적인 특징들이라는 사실을 검토한 적이 있다. 이에 기초하여 이 글은 서주시대의 출토지가 분명한 청동기 명문을 대상으로 은상 도상문자의 특징을 보이는 청동기 명문을 정리하고, 이를 기초로 서주시기 은 유민의 遷徙 지역을 현시점에서 정리하고자 한다.
그렇지만 이 글이 가진 몇 가지 근본적인 한계도 있다. 첫 번째는 출토 청동기의 개연성이다. 즉, 시대별, 지역별로 청동기가 균일하게 출토되었다고 단정하기는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 『殷周金文集成』주부분에 나타나는 도상문자가 서주시대의 상황을 그대로 나타내는가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있으며, 이 점에서 이 글은 현 시점에서의 정리라고 해야 할 것이다. 다음은 상대 양식 청동기를 쓴 모든 族을 商族이라고 할 수 있는가는 논의의 여지가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 드물게 쓰는 상족은 상대 양식 도상문자를 쓰는 상의 지배영역과 그 주변에 존재했던 광의의 상족을 지칭하며, 상과 그 주변 족들의 세부적인 관계에 대해서는 개별 도상문자의 추적을 통해 정리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