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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기본 정보

자료유형
학술저널
저자정보
김정화 (부산대학교)
저널정보
부산경남사학회 역사와경계 역사와경계 제104집
발행연도
2017.9
수록면
39 - 75 (37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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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럿 퍼킨스 길먼(Charlotte Perkins Gilman)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의 세기 전환기에 미국에서 ‘페미니즘’이라는 새로운 현상을 주도한 이론가이자 활동가였다. 길먼은 그 이전에 이미 50년간 열렬하게 진행되었던 참정권 운동과 새로운 페미니즘 운동을 구분하였고, 법 앞에 평등 외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인식했다. 참정권 운동이 이제 곧 완전한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을 때, 이미 여성 운동 안에서는 새로운 의제를 고민하고 있었고 길먼은 그러한 변화를 가장 풍부하게 보여준 인물이다.
1970년대 페미니즘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길먼은 현대 페미니즘의 예언자이자 선구자로 주목받았다. 많은 비평가들은 그녀가 현재의 페미니즘에서 하고 있는 고민을 앞서 할 수 있었다는 점에 경탄하며 길먼의 문제의식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였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인종주의나 포스트 식민주의, 그리고 문화 연구 등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변화 속에서 길먼은 민족주의적 우생학에 경도된 인종주의자라고 비판받기도 했다. 길먼은 수정다윈주의와 낙관주의적 진보사관에 입각해 여성이 인간이라는 종의 발전과 향상에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과정에서 백인중심성을 드러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동안의 길먼 연구는 현재주의의 오류에 빠질 가능성이 많았다. 처음에는 주로 문학 비평가들이 연구를 주도하였고, 또 대부분 길먼의 페미니즘이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혹은 오늘날의 기준으로 봤을 때 길먼이 인종주의였다는 식의 비판이 제기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우선 길먼을 역사적 맥락 속에 위치지우고자 한다. 길먼은 미국에서 참정권 운동이 승리를 목전에 두고 있을 때, 참정권을 얻는 것보다 더 크고 근본적인 여성의 해방을 고민했던 페미니스트였다. 즉 페미니즘이 참정권 획득이라는 가시적 승리를 거둔 후 침체기에 들었다는 기존의 설명과는 달리 1910년대 페미니즘은 매우 새로운 현상이었다. 그리고 길먼은 이러한 새로운 페미니즘 논쟁을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참정권 이후의 목표 즉 여성의 경제적 독립과 모성의 사회화라는 급진적인 쟁점을 제기하였던 것이다.
이 글에서는 특히 길먼의 대표적인 두 저작, 『여성과 경제학』(1898)과 『허랜드』(1915)를 분석함으로써 급진적 페미니스트로서의 길먼의 면모를 이해하고자 한다. 길먼은 『여성과 경제학』에서 여성이 가부장적 결혼과 가정에 종속되어 노예화되는 근본적인 구조를 설명하고자 하였는데 그녀가 훗날 우리가 ‘젠더’라고 부르게 될 ‘성역할 배치와 지배의 구조화’를 미리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독창적이었다. 길먼은 여성이 공적 활동을 통해 인류의 발전에 기여하기를 간절히 원하였고, 유토피아 소설 『허랜드』에서는 처녀생식을 통해, 말하자면 생식의 의무에서 벗어난 여성들이 모성의 완전한 사회화를 이루며 대안적이며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세계를 묘사하였다. 바로 이 처녀생식이라는 모티브는 1970년에 슐라미스 파이어스톤이 과학 기술에 의지하여 어머니가 생물학으로부터 벗어나 완전히 사회화되는 사회를 꿈꾸었던 것과 상통한다.

목차

국문초록
Ⅰ. 머리말
Ⅱ. 샬럿 퍼킨스 길먼의 “더 큰 페미니즘”
Ⅲ. “성적 경제 관계”와 급진적 대안
Ⅳ. “여자만의 나라” : 처녀생식과 출산 조절
Ⅴ. 맺음말
참고문헌
Abstr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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