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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연구센터 국제지역연구 국제지역연구 제11권 제1호
발행연도
2007.4
수록면
123 - 142 (20page)
DOI
10.18327/jias.2007.04.11.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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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이 상상적으로 재구성된 공동체라면, 민족을 숭고한 대상으로 숭배하는 것도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 이데올로기는 대타자의 완전성에 대한 환상이다. 인간의 유한성과 불완전성을 채워줄 논리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결핍과 결여를 가리기 위해 만들어낸 스크린인 것이다. 민족은 순수성과 동일성에 대한 이데올로기에서 출발한다. 이슬람 여성의 베일 착용은 민족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순수성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로 동원되었고, 여성을 성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제도화되었다. 명예살인 또한 완전성이라는 이데올로기와 민족이라는 완전성/남성성을 지키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일 뿐이다. 이데올로기라는 숭고한 대상을 위해 여성들이 동원되고, 희생되는 상황이 중단되려면 스크린으로 가려진 환상을 가로 질러 환상 너머에 있는 실재와 만나야 한다. 민족이라는 숭고한 이데올로기와 환상 속에 가두어 둔 그 장막을 걷어내고 실상과 본질을 볼 수 있는 혜안을 갖게 되는 것만이 문제 해결의 출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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