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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안젤라 카터의 『서커스의 밤』(Nights at the Circus, 1984)이 여성 고딕을 다시 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성의 주체성을 재구성하는 작품임을 살펴보고자 한다. 『서커스의 밤』은 페미니스트 작가로서 카터의 젠더와 고딕 장르의 상호성에 대한 통찰력의 산물이다. 이 텍스트는 고딕적 플롯을 통해 주체와 객체, 남성과 여성, 인간과 동물, 사실과 허구간의 이분법에 도전한다. 즉, 카터는 종의 경계에 있는 존재들로서 새-여성 페버스와 다른 괴물스러운 여성들과 같은 여성들의 경험을 묘사하기 위해 고딕적 대본을 전유하고 있다. 그러나 『서커스의 밤』이 전유하는 여성의 몸을 저당물로 이용하고, 납치, 공격, 폐기시키는 고딕적 대본은 ‘희생’과 ‘권력’의 이분법적인 구조에 갇힌 여성의 현실을 조명하기 위한 전략적 장치로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카터는 여성적 경험으로서 감금과 고통의 장소에 유폐된 여성 인물들이 겪는 고통을 그들의 수동성과 직접적으로 결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서커스의 밤』은 가부장제가 규정하고 강요하는 여성의 희생과 수동성을 내면화한 여성 인물들을 통해 여성의 장소와 지위 부재를 다룬다는 점에서 여성고딕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그러나 새 여성(New Woman) 주체의 모델로서 고딕 문학에 반 테제적인 ‘나쁜 여성’들을 창조함으로써 고딕은 물론 여성고딕 장르의 경계를 확장시키고 있다. 카터는 고딕문학의 전통과 언어를 전유하여 서구문화에서 가장 오래된 ‘괴물스런’ 타자의 이미지들을 재현하는 새-여성(bird-woman) 페버스와 다른 위반적인 여성들의 경험을 다룬다. 이 여성 인물들이 점차 다른 여성들과의 자매애를 통해 자신을 희생자로서 보는 인식의 틀을 깨뜨리고 자신의 육체적, 정신적 식민 사태를 종식시키는 것에서 여성 고딕의 여성 희생화의 이데올로기를 넘어서고 있다. 무엇보다 이 텍스트의 정치성은 가부장제의 금기와 억압으로부터 탈구된 욕망을 탐험하고 희생적 여성의 본질을 가정하지 않는 것으로 여성고딕의 한계를 넘어서고 새로운 여성 주체성의 가능성을 모색하는데 있다.
목차
초록
Ⅰ. 들어가며
Ⅱ. 여성 고딕과 여성적 글쓰기
Ⅲ. 여성의 수동성과 희생화 비판
Ⅳ. 여성 유대와 여성 고딕 넘어서기
Ⅴ. 나가며
참고문헌
ABSTR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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