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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병매』는 1595년 처음 필사본의 형태로 등장한 이래 그 저자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다. 본 논문은 『금병매』 필사본과 인쇄본의 서로 다른 수용 방식 비교를 통해 저자와 텍스트 의미 생산 관계를 분석하였다. 『금병매』가 필사본의 형태로 유통되었을 때 원굉도를 비롯한 고급 문인독자들은 저자의 정체성보다는 독자인 자신들이 어떤 방식으로 텍스트의 의미를 파악하는지에 관심을 기울였다. 텍스트의 의미를 저자의 의도에서 찾기보다는 독자들의 향유 방식에서 찾았던 것이다. 이와는 상반되게 1613년 『금병매』가 상업 출판되자, 출판가들과 평점가들의 주요 관심사는 『금병매』의 저자와 그 의도를 재구성하는 데 있었다. 인쇄본에서 재창조된 저자는 실제로 『금병매』를 창작한 개인이라기보다는 텍스트의 의미를 단일 통합시키는 구성 원리와 텍스트의 위상을 고양시키는 기호의 역할을 하며, 상업 출판된 『금병매』의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하였다. 필사본과 인쇄본 『금병매』의 서로 다른 수용에서 드러나는 저자 의미의 차이는 곧 저자란 텍스트와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는 불변 고정적 존재가 아니라 독자 수용의 필요에 의해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텍스트적 의미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목차
1. Introduction
2. Reading Jin Ping Mei in Manuscript
3. Making the Author in the Printed Jin Ping Mei
4. Conclusion
〈REFERENCE〉
〈한글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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