星湖李瀷은 四書三經에 관한 주석서인 四書三經疾書를 남겼다. 이 중 『論語疾書』에는 성호 경학의 특징이 잘 구현되어 있다. 성호의 논어학은 두 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째는 주자의 논어설을 표준으로 삼아서 『논어』의 本義를 확정해 나가는 것이며, 둘째는 구체적 현실에서의 實踐과 經世를 지향하고 그 논증의 과정에서 ‘以史證經’의 주석태도를 견지하는 것이었다. 전자가 조선주자학파의 논어설과 맥을 같이 한다면 후자는 성호 만의 독특한 『논어』해석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의 고증학이 ‘以史證經’의 주석태도를 견지하는 가운데 그 경세학적 성격이 소멸되어갔다면, 성호의 경학은 주자학, 사학, 경세학이 공존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성호의 이러한 『논어』해석은 조선의 실학파 경학의 한 전형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