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世親의 「俱舍論」과『大乘成業論』에 나와 있는 經量部의 행위(業)사상을 토대로 說一切有部의 無表業 개념을 비판한 논문이다. 행위(業)의 因果相續은 無我의 문제와 연관 되었을 때 모순적 難題로 남게 된다. 행위 자체는 이미 생성되자마자 소멸하는 것인데, 어떻게 소멸된 행위가 결과(業報)를 산출하는지, 이때 행위와 결과를 연결시켜주는 인과고리는 무엇인지의 의문들이 부파불교시대 제 학파의 중요한 관심사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일체유부는 무표업을 상정하였으며, 이를 세친은 경량부적 관점에서 비판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두 학파의 공통점은 행위가 의도(思)로부터 비롯된다고 주장한 점이다. 하지만, 둘의 견해는 분명한 異見을 보인다. 유부는 행위의 본질을 무표업으로 보고 있는 반면, 경량부에서는 의도(思)를 행위의 본질이라고 주장한다. 두 학파 모두 행위의 출발점은 의도이지만, 유부는 의도(思)와 표업을 차별 실재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행위의 인과상속문제를 무표업으로 해결하고 있다. 무표업은 의미 그대로 ‘외부로 표출되지 않는 행위’를 말하며, 강한 의도(思)를 계기로 表業(身?語)이 행해질 때 발생하는 행위이다. 다시 말하면, 무표업은 신체적?언어적 행위가 끝나고 난 뒤, 강한 의도(思)를 계기로 발생하는 또 다른 힘을 말한다. 반면, 경량부는 이러한 무표업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며, 그들만의 독특한 행위이론인 ‘種子說’을 주장한다. 이에 따르면, 모든 행위는 의도로부터 비롯된 소산이고, 표업과 무표업은 실재하는 것이 아닌 의도의 또 다른 형태적 표출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행위는 의도(思)의 전변과 지속적인 상속에 의해 이루어지며, 마침내 ‘思種子의 相續’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된다. ‘種子’란 선행된 원인에 따라 결과를 낳게 될 때까지 찰나 찰나 相續?轉變하다. 마침내 특수하게 변화(差別)함으로써 결과로서 드러나는 功能(?akti, 능력)이다. 이와 같은 ‘종자설"은 경량부만의 독특한 행위이론으로 설일체유부의 무표업, 化地部? 犢子部의 ‘隨眠’이론, 正量部의 ‘不失法’을 대체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