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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정보
한국셰익스피어학회 Shakespeare Review Shakespeare Review Vol.37 No.3
발행연도
2001.9
수록면
677 - 691 (15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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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5세』는 셰익스피어의 사극 중 제 2 사부작뿐만 아니라 사극 전체를 내 용과 형식상 마무리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헨리 5세』의 의미는 애매하고 이중 적이다. 극적 구조가 형식상으로 닫혀있지만, 실제 헨리 6세의 정치적 혼란기를 향해 열려있는 이중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헨리는 프랑스와의 정치적 갈등을 해결하는 이상적인 군주로 제시되지만 상황에 따라 말과 행동을 바꾸는 정략적 인물로도 그려진다. 헨리의 성격상 모순은 비평가들이 시도해왔듯이 심미적 차원의 해결을 요구하는 모순이 아니다. 헨리의 모순은 오히려 절대 왕권의 이데올로기적 모순을 반영하는 바, 사실적으로 드러내야할 모순이다.『헨리 5세』는 자체의 언어 조직(text)에 이데올로기적 구심점으로서의 헨리의 욕망뿐만 아니라 이에 역행하는 주변부 병사들의 욕망을 엮어 넣는다. 헨리의 평민으로의 위장 또는 변신, 그리고 이에 따른 주변부 병사들과의 교감은 현실세계의 정치적 위계질서를 허구적 무대 위에서 허무는 잠재적 효과를 갖는다. 이와 더불어 잠재적인 차원의 정치적 의미는 극장의 허구적 문맥 바깥에서는 곧바로 사라지는 의미일 뿐이기 때문에, 극장을 나선 주체들에게 역설적으로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차이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는 효과를 갖기도 한다.『헨리 5세』에 대한 후기구조주의적 계열의 비평가들의 해 석은 앞선 이론가들의 영향에 종속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헨리 5세』에 대해 캐서린 벨지는 병사들이 작품의 허구적 문맥을 벗어나는 순수한 실제인물들이라고 볼 뿐만 아니라, 데리다적인 문맥에서 작품의 의미 또는 헨리의 욕망의 실현이 끝없이 지연된다고 본다. 조너던 돌리모어는 푸코나 알튀세적인 문맥에서 주변부 병사들의 욕망을 구심적 억압의 체계의 중심에 서있는 헨리의 욕망에 포섭시키는 읽 기를 시도한다. 벨지나 돌리모어는 병사들을 텍스트의 애매한 의미의 세계를 벗어나는 순수한 인물들로 승격시키는 듯 보이지만, 사실상 이들을 텍스트의 의미생산 에서 소외시킨다. 주변부 병사들은 오히려 헨리와 충돌하면서 의미의 생산에 적극 적으로 참여하는 주체들이다. 그리고 『헨리 5세』의 의미는 유일한 권력의 중심으로부터 끝없이 지연되는 것이 아니라, 중심과 주변의 차이, 그리고 차이의 연극적 재현에 방향이 맞추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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