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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기본 정보

자료유형
학술저널
저자정보
홍옥숙 (울산대학교)
저널정보
한국셰익스피어학회 Shakespeare Review Shakespeare Review Vol.43 No.1
발행연도
2007.3
수록면
169 - 188 (20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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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비극들 중에서 유일하게 여성의 이름이 제목에 등장하는 작품이 『로미오와 줄리엣』과 『앤토니와 클레오파트라』이며, 특히 『앤토니와 클레오파트라』는 비극임에도 불구하고 희극적인 요소와 클레오파트라의 인물설정으로 인하여 비평가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클레오파트라의 연극성과 그녀가 맡는 다양한 역할은 여성억압적인 가부장제의 로마사회-셰익스피어 당시의 영국사회-에 대한 거부와 저항의 표현으로 이해되어왔다. 이 논문에서는 클레오파트라의 연극성이 이런 가부장제에 대한 여성의 저항일 뿐만 아니라, 이집트라는 국가를 통치하는 여왕이라는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클레오파트라가 이용한 책략임에 주목하고자 한다. 특히 셰익스피어는 엘리자베스 1세와의 비교를 통하여 클레오파트라를 창조하였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가부장제의 영국에서 여왕으로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결혼을 하지 않는 대신, 만인의 연인으로서 남성 신하들의 복종을 얻어내었다. 특히 앤토니를 유혹하는 클레오파트라가 비너스로 자신을 연출해내는 장면을 비롯하여, 그녀의 다양한 이미지로의 변모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자신을 순결을 상징하는 다이애너 여신뿐만이 아니라 사랑의 여신인 비너스의 이미지로 자신의 공적 이미지를 구체화시켰던 것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군주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아내와 어머니의 역할을 거부하고 독선을 고수했던 엘리자베스의 정치적 전략과는 달리, 클레오파트라는 자신의 여성성과 성적인 매력을 무기로 삼아 로마의 시저나 앤토니 같은 인물을 자신의 정치적 후원자로 만들어 이집트에서 자신의 권력을 유지한 점에서 엘리자베스와는 구별된다.
가부장제의 로마사회와 여기에 속한 여성들과 자신을 차별화시키면서, 클레오파트라가 군림하는 이집트는 역사적 현실세계인 로마에 종속되지 않는 독자적인 희극적 질서가 지배하는 공간이 된다. 이집트가 로마에 정복당하고 클레오파트라는 자살을 택하는 역사적 사실을 셰익스피어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죽고 제임스 1세가 왕위에 오르는 당시의 정치상황과 결부시킨다. 가부장적인 시각에서 본다면 시저에 의한 통치는 여성성이 지배하는 클레오파트라의 이집트를 넘어서서 가부장제로의 귀환이지만, 이집트와 클레오파트라는 비극적 세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공간과 인물의 유형으로 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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