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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문화예술학회 프랑스어권 문화예술연구 프랑스문화예술연구 제3집
발행연도
2000.10
수록면
233 - 245 (13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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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는 모든 철학적 이성적 인식의 원형이며 모든 철학이 분절하는 시원이다. 신화는 오랜 시간을 두고 각 시대의 인지발달과 요청에 따라 첨삭되고 구전되어 온 것이지, 체계적인 언어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신화를 이루는 언어 자체보다는 신화 속 언어의 상징성에 주목하고, 그런 상징이 나타내고 있는 구조의 긴밀성과 의미에 대해 해석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단군 신화를 철학적으로 분석하여 한민족의 원형적 세계관이나 민족 사상의 원형을 찾아 볼 수 있다.
단군 신화에서 볼 수 있는 우리 민족 사상의 원형적 특징은 첫째, 독자적 천사상과 자존주의이다. 중국의 천 사상은 통치를 위한 지도 원리의 기능을 하였는데, 단군 신화에서는 국조 단군의 기원을 하늘에 둠으로써 하늘 숭배와 조상 숭배가 동시에 성립된다. 한민족의 의식과 근원을 하늘에 연결함으로써 이성적 측면에서는 우리 자신의 존귀성을 확인하고, 감성적 측면에서는 민족적 동질감을 형성하여 민족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기여하였다.
둘째, 현세적 인본주의 사상이 나타나 있다. 단군 신화에는 천지창조, 내세에 관한 이야기가 없고, 천상과 지상이 공존한다. 이것은 한국인의 의식이 현실, 이승을 중시하는 현세 중심적 인본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나타낸다. 땅에 내려가 다스리고자 하는 환웅의 뜻을 아버지 환인이 들어 준 것에서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의 번영을 기원하는 한민족의 가족주의적 성격이 신화의 기저에 있음을 알 수 있다. 홍익인간의 이념은 지배층이 피지배층에게 복종을 강요하는 이데올로기일 수 있지만 어쨌든 좀 더 발전된 문화를 구체적 현실에서 실현하려는 이념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셋째, 조화의 세계관이다. 서양의 세계관은 대체로 이원론적 대립을 이루고 있는 데 반해 동양은 하늘, 땅, 인간의 조화로운 관계를 지향한다. 단군 신화의 세계관도 천지인 삼재(三才)의 만물화육(萬物化育) 사상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환웅이 태백산 신단수 아래 내려오는 것은 하늘과 땅이라는 두 축이 서로 만나고 조화를 이루는 장소이다. 환인과 환웅의 관계는 서양 신화에서 흔히 보이는 반역, 대립, 갈등, 투쟁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 승인하고 협조하며, 치세의 이념까지 마련해주는 조화와 화합에 바탕을 두고 있다.
우리는 단군 신화에서 하늘과 인간을 존중하고 현세적 인본주의, 조화적 세계를 지향하는 한민족 사상의 원형을 찾아 볼 수 있다.

목차

Introduction
Ⅰ. Pensee originale concernant le ciel et l‘esprit d‘independance
Ⅱ. Pensee d‘un humanisme terrestre
Ⅲ. Conception d‘un monde d‘harmonie
Bibliographie
〈국문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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